한국에서 최초로 반도체를 직접 생산한 것은 1973년 한국반도체였는데 이는 재미 한국인인 강기동 박사가 “고국 산업 발전을 위한다는 일념”으로 행한 일이었다. 한국반도체는 삼성에 인수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처음에는 주변의 만류로 이건희 회장이 개인적으로 인수하였다가 후일 삼성전자가 인수한 것이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회상

선대 회장은 여러 큰 사업을 일으키셨지만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가시는 신중한 분이셨습니다… 반도체 사업은…리스크가 큰 데다…삼성이 해왔던 사업하고는 개념 자체가 달랐던 거죠. 그래서 제가 우선 사재라도 털어서 시작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삼성 인수 후에도 반도체 생산은 희망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이어갔다.

김광호 전 삼성 부회장의 회상

초유의 반도체 불황으로 2공장조차 1년 가까이 가동을 못 하고 있었는데 3공장을 지으라니 정말 난감했습니다. 1974년 한국반도체 인수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10년 넘게 적자를 보고 있었고 언제 흑자로 돌아설지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3공장을 지으라는 건 누가 봐도 너무 무모한 거였습니다. 주변에선 ‘이제 호암도 나이가 드셔서 판단이 흐려진 것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습니다.

삼성에게는 다행스럽게도 3공장이 완공될 즈음에 반도체는 초유의 호황에 접어들었고 삼성은 나홀로 공격적 투자를 한 덕을 톡톡히 보았다. 삼성의 공격적 행보는 단순히 투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기술개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김광호 전 삼성 부회장의 회상

반도체 값 폭락으로 만들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이번에는 웨이퍼까지 6인치로 하자고 (1)하니 다들 뒤로 나자빠졌지요. 당시 일본 샤프가 우리 쪽 공장 설비 기술을 제공하고 있었는데 자기네들도 5인치 기술밖에 없다면서 난처해했어요. 하지만 선대 회장이 물러서지 않으니 결국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술 개발에 대한 삼성의 공격적 판단은 결국 성공하여 1990년대 초반 메모리 반도체의 선두주자로 올라서게 된다.